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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청소년 대표 출신…“축구는 나의 행복, 장벽 넘어 끝까지 간다”

작성일 2020-09-08

ㆍ금배 스타 - 당기 머니스



포천FC 3학년 당기 머니스(19)의 표정에서는 진한 아쉬움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포천FC는 지난 5일 충북 제천 봉양구장에서 열린 제53회 대통령금배 전국고교축구대회 16강전 경기 의정부G스포츠클럽과의 경기에서 0-2로 져 탈락했다. 머니스는 비록 졌지만 “축구를 하면서 힘들 때도 많았지만 축구는 나의 행복이자 즐거움이다. 좋아서 시작한 만큼 끝까지 가보고 싶다”고 씩씩하게 이야기했다.

머니스는 네팔 국적의 선수다. 14세 때 한국에서 네팔 음식점을 하던 부모님을 따라 한국땅을 밟았다. 축구는 운명처럼 다가왔다. 네팔에서는 그저 동네에서 공을 찼던 게 전부였다. 그런데 100m를 11초대 초반에 주파하는 스피드가 육상팀에서 눈여겨볼 만큼 발군이었다. 운동신경이 좋아 공도 제법 잘 찼다.

축구에 흥미를 가진 머니스는 먼저 한국에 들어와 있던 다섯 살 위 형 아카스의 도움으로 신흥중학교 축구부에 테스트를 받고 들어갔다.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늦은 중학교 2학년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축구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말도, 문화도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머니스에게 축구공은 한 줄기 빛이나 다름없었다. 모든 것은 축구를 통해 배웠고, 어떤 어려움도 축구로 극복했다.

축구선수로서 길도 순탄하지 않았다. 외국인이라 선수 등록 문제로 축구를 시작한 지 거의 1년이 지난 뒤에야 실전에 나설 수 있었다. 고교 진학 후에도 팀 문제로 세 차례나 팀을 옮겨야 했다. 최근에는 머니스가 뛰던 신흥FC의 선수가 부족해지면서 지난 5월부터 포천FC 소속으로 훈련했다.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리면서 손발을 맞출 시간이 적었지만, 그렇게 출전한 금배 조별예선에서 2골을 넣었다.

머니스는 네팔 청소년 국가대표팀에 뽑히기도 했다. 이춘석 포천FC 감독은 “순간 스피드는 물론 지구력이 좋다. 단순히 ‘빠르다’가 아니라 공이 없을 때도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좁은 공간을 빠져나가는 드리블 센스도 수준급이다. 무엇보다 공격수로서 도전적인 자세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했다.

머니스는 몇몇 대학팀과 프로팀의 관심을 받고 있다. 머니스는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며 프로행에 조금 더 마음이 기운 상태다. 비자 문제, 집안의 경제적 문제까지 고려한 결정이다. 머니스는 “잘하는 선수로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 사람들을 돌아볼 줄 아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제천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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