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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오세이 “자라고 뛰는 곳이 내 고향…한국 국대가 꿈”

작성일 2020-09-03

ㆍ수원 계명고 데니스 오세이

경기 계명고등학교 가나 출신 데니스 선수. / 권호욱 선임기자


가나 출신, 스피드·유연성 탁월
드리블 뛰어난 ‘1학년생 주전’
국가대표 기준 완화 추진 ‘기대’


한국 축구의 요람으로 불리는 대통령 금배에서 남다른 재능으로 눈길을 끄는 한 선수가 있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탄력과 스피드에 발재간까지 갖춘 만능 유망주다. 계명고 새내기 데니스 오세이(16·사진)가 바로 그 주인공. 가나 출신으로 2010년 가족과 함께 경기도 동두천시에 뿌리를 내린 데니스는 ‘축구 잘하는 아이’로 소문이 났다. 보산초등학교에서 쉬는 시간 친구들과 공놀이를 하던 중 지도자들의 눈에 들었고 2014년 드림FC에서 정식으로 축구에 입문했다. 데니스는 지난해에는 신흥중 소속으로 경기도 권역 주말리그에 참가해 32골(18경기)로 득점왕에 올랐다.

올해 수원 계명고에 입학한 데니스는 1학년이면서도 경기에 뛰고 있다. 지난달 금석배에선 용호고전에 교체 선수로 출전해 30초 만에 골을 맛봤다. 금배에선 1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광진FC를 상대로 경기 종료 10분여를 남기고 그라운드를 밟았다. 데니스는 기자와 만나 “오늘도 골을 넣고 싶었는데, 너무 시간이 짧았어요”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장에서 그를 지켜본 지도자들은 데니스의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데니스의 100m 기록은 11초36. 신흥중 시절에는 육상도 병행했을 만큼 빠른 발 하나만으로 축구 선수로 경쟁력이 있다. 데니스는 “사실 육상 선수로 더 많은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어요. 롤 모델인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처럼 드리블 솜씨 좋은 축구 선수로 성공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정영훈 계명고 감독은 “아직 1학년이라 ‘조커’로 활용하고 있지만 주변에선 탐내는 지도자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데니스가 고교 무대에서 뛰어난 재능을 뽐내면서 귀화 이야기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국에선 만 19세 성인이 돼야 5년 거주 조건으로 귀화를 신청할 수 있다. 데니스는 거주 조건을 한참 넘긴 데다 한국어도 유창해 큰 문제가 없다. 데니스는 “부모님은 가나가 고향이지만, 난 한국에서 자랐으니 이곳이 내 고향이에요. 부모님도 귀화를 권유하세요”라고 말했다. 데니스가 한국 국적을 취득한다면 귀화 선수로는 축구대표팀에 처음으로 승선하는 꿈도 꿀 수 있다. 과거 몬테네그로 출신의 라돈치치와 브라질 국적의 에닝요 등이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귀화를 희망했지만 조건을 채우지 못해 무산됐다. 데니스는 “사실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게 꿈이에요. 그런데 피부색이 다른 제가 국가대표로 뽑힐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아직 그런 전례가 없어 주저하고 있어요”라고 고백했다.

다행히 축구계에선 문호를 넓힐 준비를 하고 있다. 김정수 19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은 “강수일과 같은 혼혈 선수나 아예 국적이 다른 선수도 국내에서 자랐다면 한국을 대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종목인 육상에선 아예 콩고 출신의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17·원곡고)가 한국 태생으로 귀화해 미래를 책임질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데니스는 “비웨사의 이야기에 기운이 나요.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을래요. 언젠가는 한국의 국가대표로 이름을 알리고 싶어요”라고 다짐했다.

<글 황민국 기자·사진 권호욱 선임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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