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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 스타]하이텍고 박호민-어엿한 전력분석관이 된 엄마·아빠

작성일 2019-06-07

ㆍ“막내아들 뛰는 모습 영상으로 남기려 시작했는데…”


자랑스러운 아들 인천하이텍고 박호민(가운데)이 6일 광운전자공고와의 16강전을 마친 후 경기 분석용 촬영 장비 앞에서 부모님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하이텍고는 박호민의 동점 헤딩골에 힘입어 8강에 진출했다. 영광 | 박민규 선임기자


카메라를 잡고 있던 엄마는 두 손을 번쩍 들었다. 귀하게 키운 막내(하이텍고 박호민)가 골망을 가르는 순간이었다. 큰 소리는 내지 못한 채 함박웃음만 지은 엄마 오은정씨(45)는 “마이크를 통해 (내 목소리가) 들리는데 다른 부모님들한테 미안해서…. 영상을 공유하고 있거든요”라고 속삭였다.

오씨가 이날 남편 박동수씨(47)와 번갈아 찍은 영상은 하이텍고 선수단의 분석 자료로 쓰인다. 하이텍고 분석관을 자처하는 부부는 장비도 준전문가급으로 갖췄다. 박씨는 “처음엔 우리 아들이 뛰는 영상을 남기려고 시작한 게 분석관처럼 됐다”며 “장비에 투자한 금액만 수백만원”이라고 말했다.

분석관 역할을 위해 꼭 필요한 편집 기술도 익혔다. 이젠 선수들이 보기 쉽게 편집을 한다. 축구선수 출신인 큰아들 호현씨가 대학에서 배운 것이 부모의 취미이자 일이 됐다. “아들이 제대로 배웠어요. 아직 졸업은 하지 않았지만 프로 구단으로부터 분석관으로 오라는 제안도 받았답니다.”

부부는 아들이 축구선수로 성장하는 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은 마음이다. 먼저 큰아들을 축구선수로 키우면서 그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 알게 됐다. 막내는 더 나은 결과를 얻기를 기도하는 마음에 뒷바라지를 하다보니 어느새 분석관까지 돼 있다. 박씨는 “본업은 기아자동차 직원”이라면서도 “분석관 노릇을 하려고 휴가는 아들에게 다 쓴다”고 웃었다.

부모의 노력 덕분인지 박호민은 고교 무대에서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장신 골잡이로 지난해 2학년으로 참가한 금배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해 주목받더니 올해는 하이텍고의 8강행을 이끌었다. 6일 광운전자공고전에선 헤딩 동점골로 대회 2호골을 기록했다. 박호민은 8일 영광FC와의 8강전에서도 골을 잡고 부모님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다. 박호민은 “매일 부모님이 촬영한 영상을 보고 있다”며 “축구선수로 하루빨리 성공해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영광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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