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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비록 꼴찌지만 내일을 향해 뜁니다”

작성일 2019-06-04

ㆍ1명 빼고 전원 1학년…전문 골키퍼도 없는 ‘막내’ 순천고
ㆍ“친구들에게 꼭 첫 승 선물할 것”
ㆍ조기 탈락 확정에도 패기 넘쳐

순천고 박건동(왼쪽)이 2일 전남 영광 스포티움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대통령 금배 전국고교축구대회 부평고와의 경기에서 수비수와 볼다툼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순천고는 올해 고교축구에서 ‘복덩이’ 취급을 받는다. 승패를 겨루는 상대들의 주축은 대부분 3학년인데, 순천고는 1학년 위주로 팀을 꾸렸기 때문이다. 외부에 공개된 프로필(총 19명)에는 5명의 2학년 선수가 이름을 올렸으나 실제 경기를 뛰는 2학년은 1명뿐이다. 동년배도 태어난 월에 따라 유불리를 따지는 고교축구 승부의 세계에서 두 살이나 어리니 경기만 하면 지기 일쑤다.

실제로 순천고는 올해 주말리그 전남·광주 권역에서 7전 전패로 꼴찌에 머물고 있다. 2골을 넣는 동안 무려 51골을 내줬다. 그래도 순천고 선수들은 미소를 잃지 않는다.

지난 2일 제52회 대통령 금배가 진행 중인 전남 영광에서 만난 이일훈 순천고 감독은 “성적이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거꾸로 다른 팀에선 벤치에만 앉아있을 1학년이 경기를 뛴다”며 “우리는 현재가 아닌 미래를 향해 달리는 팀”이라고 말했다.

순천고의 가능성은 대통령 금배에서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결과는 2전 전패로 탈락 확정이다. 그러나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청담FC와의 첫 경기에서 0-1로 석패할 정도로 탄탄한 실력을 뽐냈다. ‘디펜딩 챔피언’ 부평고와의 2차전에서 0-10으로 대패한 것도 순천고의 자신감을 꺾지는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전문 골키퍼가 없어 필드 플레이어가 골문을 지킨다는 약점이 단골 우승팀에게 들켰다는 게 선수들의 설명이다.

순천고의 유일한 2학년 선수인 ‘주장’ 김정민은 “처음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니 몸싸움도 안되고, 스피드에서도 밀렸다”면서 “그런데 동생들이 경험을 쌓으면서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활짝 웃었다. 이 감독도 “외지에서 골키퍼만 영입한다면 다음 대회에선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순천고는 대통령 금배의 마지막 경기인 4일 한양공고전에서 올해 첫 승의 ‘유종의 미’를 꿈꾼다. 한양공고는 우승 후보로 손꼽혔지만 이번 대회에선 1무1패로 고전하고 있다. 특히 한양공고가 청담FC와 비기자 순천고 선수들은 최선을 다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는 자신감까지 생겼다. 김정민은 “다 같이 한 팀이 되면 이길 수 있다”며 “학교 친구들에게 꼭 1승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 주최 : 경향신문, 대한축구협회

■ 후원 : 영광군, 영광군의회, 영광군체육회, 스포츠경향, 교보생명, 케이토토


<영광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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